여러분은 청소년이라는 단어와 노동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어색하게 느껴지시지는 않으신가요 ? 청소년 = 학생 , 학생 = 공부 , 공부를 안하는 것은 학생에 본분에서 벗어난 일탈행위 . 사실 이런 인식이 우리사회에 보편적인 사고로 굳어져 있었기에 노동하는 청소년은 정상적이지 않고 , 소위 ‘문제아 (?)’로 보는 편견까지 생겼습니다 . 반면 ‘안쓰러운 존재 ’로 보기도 합니다 . 앞의 시각보다는 백번 낫겠습니다만 , 역시 청소년의 입장에 서 보면 자신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 그럼 청소년의 노동을 두손 두발 들고 환영하라는 이야기냐 ? 과연 그게 맞냐 ? 이러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물론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 없고 , 차이는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 다만 우리사회는 청소년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보기보다는 미성숙한 존재로 청소년을 일단 규정하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묵살하는데 익숙해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 그 점을 좀 지적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 사실 청소년이 노동현장과 분리된 것은 그리 긴 역사를 가진 것이 아닙니다. 신분제사회였던 조선시대에도, 일제 강점기, 해방이후, 산업화시기까지 몸집이 좀 작았을 뿐, 가족, 사회의 구성원으로 노동을 하고 살았습니다. 청소년이 노동과 분리되기 시작한 것은 굳이 집어서 이야기 해보면 1990여년부터 한 이십여 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IMF이후 우리사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계층의 가계는 이전시기에 비해 어려워졌고, 맞벌이는 보편화되고, 2000년대 초중반부터 다시 청소년들은 노동현장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전 시기와는 좀 다르게 서비스업과 단순 업무를 담당한 채로요. 하지만 우리사회가 가진 편견은 청소년 노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 했습니다. 인권을 가진 하나의 존재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노동하는 청소년들은 더더욱 그랬지요. 이런 상황속에 2005년 정도 부터 ‘청소년 노동인권’이라는 범주의 운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부천에서도 관심 있는 몇몇의 활동가들이 2011년부터 부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라는 이름의 네트워킹을 시작하면서 청소년 노동의 문제에 대해 관심과 노동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는 사실 보수적인 공간이어서 청소년 노동 인권이라는 주제가 학교의 담을 넘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변화가 오게된 것은 현장실습 나갔던 청소년들의 사고와 죽음, 소셜미디어의 발달속에 다양하게 드러난 청소년 노동의 현실이 여론의 수면위로 올라오고, 이런 상황속에 민선교육감들이 청소년의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일정하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변화는 오지 않았고 우리는 또 지켜봐야 했습니다. 전주에서, 구의역에서 제주에서 안산에서, 군포에서 대형마트에서 죽어갔던 청년/청소년 노동자들을. 청소년 노동을 둘러싼 배경이야기를 하다보니 이야기가 좀 지루해졌습니다. 혹시 ‘안심알바센터’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올해 초부터 제가 일하는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이하 비정규센터)에서 새롭게 시작된 사업입니다. 비정규센터에서는 부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함께 최근 몇 년간 청소년들의 노동환경과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인권침해에 대응하는 활동을 해 왔습니다. 첫 번째는 청소년 노동을 이슈화 시키고 만나러 다니는 일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들을 만나러 거리로 나가고, 청소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상담부스도 만들고, 캠페인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학교로 찾아가는 노동인권교육이었습니다. 교육청과 부천시의 지원이 열리면서 현재 부천지역내 특성화고 학생들은 일년에 2시간이긴 하지만 노동과 인권을 주제로 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중학생들도 진로 시간을 이용해서 자신의 삶과 노동의 관계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일반고는 주로 수능이후 특별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 교육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2016년, 17년을 돌아보니 한 해에 400~450회 정도 교육을 실시하여 1만명의 청소년을 만나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중고등학교 재학중인 청소년만 해도 약 44,000여명(부천교육지원청 자료)으로 그나마 2시간밖에 안되는 교육시간도 전체의 25%도 못미친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느껴집니다. 세 번째가 지금 시행하는 학교로 찾아가는 ‘안심알바센터(상담소)’운영입니다. 현재 경기국제통상고, 상동고, 진영정보고, 부천실업고, 수주고, 부천공고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상담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부천의 한 학교에 상담하러 방문했을 때 한꺼번에 10여명이 상담에 몰려왔습니다. 원래는 상담선생님 한분이 순회하려고 했던 것을 필요시에는 비정규센터 다른 직원들과 함께 상담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안심알바상담소 같은 곳은 상담건수가 많아지는 것이 그리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권리 침해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일테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조금씩 쌓여 청소년들이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사회전반으로 노동 존중의 인식이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안심알바센터는 070-4236-8279 번으로 전화하거나 카카오톡 ‘@안심알바센터’ 친구추가 후 톡으로 상담도 가능합니다. 주변분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시고요. 필요할 때 언제든 연락 주세요. |